현지 시장에서 시작된 푸꾸옥의 아침
해가 뜨기 전, 흰토끼는 푸꾸옥의 두옹동(Duong Dong) 시장 골목에서 하루를 열었다.
바다에서 갓 들어온 어선들이 정박했고,
상인들은 활기차게 해산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고소한 쌀국수 냄새와 달콤한 망고 향이 뒤섞이고,
오토바이 소리 사이로 베트남식 인사말이 오갔다.
흰토끼는 현지인의 손에서 건네받은 뜨거운 바인미를 들고
시장 구석에 앉아 천천히 아침을 맞았다.
해변이 아닌 골목에서 찾은 감성
아침 시장을 빠져나온 흰토끼는 두옹동 시내의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바다 대신 집집마다 놓인 야자수 화분, 빨랫줄 사이로 흔들리는 커튼,
그리고 아이들이 웃으며 달리는 좁은 길.
관광지보다 조용한 이 길에서는
흰토끼의 발걸음 소리조차 배경이 되었다.
작은 카페에 들어가 코코넛 커피 한 잔을 시키고
주인 아저씨가 틀어준 로컬 팝송을 들으며
베트남의 또 다른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오, 해변 리조트에서 쉼표를 찍다
점심 무렵 흰토끼는 숙소인 해변 리조트로 돌아왔다.
야자수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수영장 옆에 앉아
차가운 수박 주스를 마셨다.
근처에서는 프라이빗 요가 클래스가 진행 중이었고,
흰토끼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숨을 고르기만 했다.
이곳에서의 정오는 더움보다도 더 느긋한 공기로 채워져 있었다.
오후의 감성은 야시장 골목에서 피어났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
흰토끼는 다시 시장 쪽으로 향했다.
푸꾸옥 야시장은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등불이 켜지고, 망고스틴과 용과가 산처럼 쌓인 과일 상점들,
그리고 거리 공연과 향신료 냄새가 가득한 포장마차들.
흰토끼는 베트남식 팬케이크 반쎄오를 들고
노점 옆 의자에 앉아 사람 구경을 하며 저녁을 먹었다.
바다 앞에서 마무리하는 여름의 끝
밤이 되어서야 흰토끼는 조용히 바닷가로 걸어갔다.
사람 없는 모래사장은 서늘했고,
달빛은 수면 위에 조용한 은색 길을 그렸다.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조개껍데기가 발에 밟히며 나는 소리가 배경음이 되었다.
흰토끼는 혼자지만 외롭지 않은 밤을 기록하며
“푸꾸옥은 가장 조용한 곳에서 나를 가장 크게 울린다”고 적었다.
이 여행은 흰토끼의 세계일기 시리즈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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